일상의 즐거움

루이 비뱅,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 본문

Book Review

루이 비뱅,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

해피바이러스걸 2021. 10. 18. 17:44

 

마음을 활짝 열고 도시를 한가롭게 거니는 사람ㅇ르 프랑스어로 플라뇌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아무런 목적 없이 세상 구경ㅇ르 나온 아이처럼 한가롭게 즐기며 걷는 산책자다. 40쪽

목표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던 시간에서 살짝 비켜난 여유로운 산책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43쪽

우리는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준다'는 아프리카 원주민 속담처럼 게으르게 도시를 산책하고 목적도 없이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46쪽

비뱅이 사용한 회색은 사실에 가까운 색이면서 동시에 반 고흐처럼 자신의 감정이 반영된 것이었다. 비뱅은 삶이 비극에 가깝ㄷ고 생각했기에 원색보다는 회색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렇다고 비뱅이 스스로나 다른 사람들을 비관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62쪽

예술과 낭만의 도시라고 왜 우울하지 않겠는가? 어느 날은 아름답고 또 어느 날은 슬픈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으리라. 때로는 빠른 시작보다 늦은 시작이 좋을 때도 있음을 비뱅의 그림을 통해 배운다.67

비뱅이 그린 것과 같은 평범한 날의 풍경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강한 것이다. 거창하거나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닐지라도 결국 이런 사소한 즐거움이 모여 행복을 이룬다.79쪽

인생이란 큰 사건으로 변화를 맞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성장하고 완성되는 것이기도 하다. 비뱅은 사소한 일상을 종종 그렸는데,115

누구에게나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절은 있다.116

행복의 불이 켜지는 스위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젊은 시절의 꿈과 멀어졌던 나는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때는 상관없다는 사실을 비뱅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아울러 진정성과 꾸준함이 타고난 재능보다 더 튼 동력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만약 비뱅이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 쓰느라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그의 그림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뱅에게 그림이란 삶의 동기였지 목표가 아니었다. 그림이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